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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만피트 상공에서 마주친 화산재 구름 - 2010년 04월 20일(화)
작성일 2010년 04월 20일, 관리자 조회수 2,644회
항공기 터빈에 영향줘 엔진 멈출 수도

지난 14일(현지시각) 아이슬란드 ‘에이야피욜(Eyjafjoll)’ 화산 폭발로 발생한 화산재가 유럽의 하늘을 뒤덮어 유럽 전체의 공항이 마비되는 사상 초유의 항공대란이 벌어졌다.

때마침 불어오는 제트기류를 타고 화산재가 동아시아지역까지 불어올 수 있다는 기상학자들의 전망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8일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발생한 화산재가 북반구 지역으로 번지고 있지만, 낮은 화산재 농도와 가벼운 입자 등을 볼 때, 날씨와 항공편 운항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유럽의 상황은 심각하다. 항공편이 거의 결항 조치됐으며, 각국에서는 여행객들이 공항에 발이 묶여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대서양 중앙해령에 위치한 아이슬란드는 화산 폭발이 잦은 지역이다. 아이슬란드의 화산 폭발이 유럽 항공 운항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이 섬이 유럽 항공의 길목에 위치해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11월 1일에도 아이슬란드의 가장 큰 빙하 200m 아래의 '그림스뵈튼' 화산이 폭발, 폭 11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화산재 기둥이 생겼고, 이로 인해 대서양 항공 노선이 큰 장애를 일으켰다. 비록 잦은 일은 아니지만 화산폭발로 인한 화산재의 대기중 비산은 항공운항에 치명적인 장애물이 되고 있다. 성층권까지 도달하는 화산재는 성층권 하부를 비행하는 항공기에 치명적이다.

급작스런 엔진 정지… 주범은 누구?

1982년 6월 23일, 자카르타에서 남서쪽으로 150마일 떨어진 지역의 3만7천피트 상공 위를 쿠알라룸푸르에서 출발한 보잉 747기 한 대가 승객 239명을 태운 채 날고 있었다. 하늘은 푸르렀고 육안 시정은 약 10㎞로 매우 양호했다. 비행기 부근에 순간최대풍속 초당 10m의 바람이 불고 간혹 두터운 구름층이 보일뿐 악기상의 흔적은 눈에 띠지 않았다.

여객기가 자카르타 남서쪽 130마일 지점으로 접근하자 갑자기 윈드시어(wind shear, 난기류)가 발생하면서 날개에 정전기가 발생했다. 엔진 인렛(inlet) 안에서는 불빛이 번쩍거렸고, 어디선가 매캐한 먼지가 조종실 안으로 스며들어 눈과 목을 자극했다. 불편을 호소하는 승객들의 항의를 보고하는 여승무원의 인터폰이 들어왔다. 승객들은 “무언가 유황이 타는 듯이 역겨운 냄새가 났다”고 아우성이었다.

그러나 기장은 아직 정확히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잠시 후 엔진 출력은 더 떨어졌고, 몇 분 후에는 연료가 불완전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엔진 서지(engine surge) 현상이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기장은 위기감을 느끼고 모든 계기 점검에 들어갔다. 3번과 4번 엔진이 가열된 것으로 나타났고, 1번과 2번 엔진은 그런대로 양호한 편이었다.

그러나 비행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었다. 무언가에 막힌 듯이 엔진의 RPM(분당 회전수)과 EPR(엔진압력비)가 모두 떨어졌고, 연료계는 터빈가스온도(TGT) 상승으로 인해 연료 흐름이 나빠졌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로 인해 속도계의 바늘은 실속을 나타내고 있었다.

기장은 인근 자카르타공항 관제실과 긴급히 연락을 취했지만 공항 관제사는 “현재 그 근방의 기상상황은 양호하다”는 대답만을 들려줄 뿐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시계가 몇 미터도 안 될 정도로 흐려졌고, 여객기의 방풍 유리창이 희뿌연 먼지 같은 부유물질로 덮여 잘 보이지 않게 됐다.

잠시 후 긴급뉴스에서는 “이 지역 근처에 있는 약 7000피트 높이의 갈룽궁(Galunggung) 화산이 폭발했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곧바로 자카르타 공항 관제실에서도 같은 정보를 기장에게 알려왔다. 공항 관제사는 “빨리 긴급조치를 취하라”는 다급한 메시지를 보내왔다.

1918 년 이래 계속 휴화산 상태를 보인 갈룽궁 화산이 갑자기 폭발했고, 이 여객기는 이 폭발한 화산이 내뿜은 화산재를 엄청나게 머금은 화산 구름과 조우한 것이었다. 화산재 구름 속을 비행하고 있다고 판단한 기장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공항관제실에 비상착륙을 요청했고, 공항당국은 즉시 승인했다. 그리고 기장은 최대한 빨리 이 구름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도를 즉시 낮췄다. 다행스럽게도 낮은 고도에서는 깨끗한 공기로 인해 항공기는 정상작동을 했다.

기장은 저고도에서 정지한 엔진을 재시동시켜 자카르타 공항까지 비행을 계속했지만, 착륙에서는 거의 목숨을 걸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 전개됐다. 화산재로 인해 착륙지시등을 덮고 있는 렌즈의 손상으로 등화빛이 분산되는 바람에 자카르타 공항 24번 활주로에서 이뤄진 야간착륙에서 착륙지시등은 완전 무용지물이 됐기 때문이다. 공항에 내린 비행기는 손상이 매우 컸는데 방풍유리와 앞날개의 끝과 안정판 등이 마찰로 심하게 벗겨져 있었고, 엔진의 손상은 더욱 심했다. 화산재는 엔진의 심각한 부식, 각종 계기판의 오작동을 일으킨다.

화산재 막을 과학기술 아직 없어

항공전문가들은 “화산활동이 알려진 지역 내에서는 항공기 운항은 회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화산 폭발에 의해 발생한 화산재는 항공기에 치명적인 반면, 현재의 기상레이더는 화산재를 발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고 화산재는 수백 마일 범위로 퍼지기 때문이다.

또 전문가들은 “만약에 항공기가 화산 구름에 들어가면 미세한 화산재는 대량의 공기와 동시에 엔진에 흡입돼 압축공기와 함께 연소실로 들어간다”며, “항공기 엔진 연소실의 내부는 섭씨 1천600℃에서 2천℃의 고온이어서 용해점이 낮은 화산재(800~1천200℃)는 용해돼 연소된 가스의 흐름에 따라 연소실의 출구로 배출된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되면 엔진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차가운 공기에 의해 이 화산재 용해가스는 용융점에 가까워지면서 엔진 터빈부의 세라믹 표면에 부착되어 엔진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냉각용 작은 구멍(bleed hole)을 막아 연소실 및 터빈 온도를 급격히 상승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항공기 엔진에 가장 중요한 정상적인 공기의 흐름이 방해를 받게 되고, 심지어는 엔진이 정지되는 일이 발생한다. 고도가 낮은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 재시동을 걸 수도 없어 위험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화산재는 피토 시스템(Pitot system)을 막아 항공기 속도 지시계의 신뢰성을 저하시키고, 날개의 리딩 에지 등 비행통제 계통 및 전기·전자 계통 등에 심각한 손상을 주기도 하며, 착륙지시등(landing light)의 광도를 떨어뜨려 착륙 시에 매우 위험한 상황을 연출시키기도 한다.

현재 이런 화산 구름에 대한 대처방법은 많지 않다. 일선 조종사들이 안전 운항을 위해 조종사에게 고지하는 항공 정보(NOTAM)를 적극 검토하고, 만약 화산활동이 보고됐다면 계획된 비행을 과감히 포기하며, 화산활동이 없는 맑은 지역으로 우회 비행하는 비행계획을 수립할 것을 적극 권장하는 것 등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화산재에 의한 항공기 피해 예방을 위해 피해를 경험한 바 있는 조종사들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널리 전파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과학계 일각에서는 화산재 구름의 변화를 조기에 발견해 항공기나 공항당국에 미리 경보를 내리는 화산재 감지기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활화산들이 현재의 항공로 상에 다수 위치하고 있다. 대자연의 횡포 앞에 21세기 첨단과학은 아직도 무력한 존재일 뿐이다.

조행만 기자 | chohang2@empal.com
저작권자 2010.04.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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