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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국의 인테넷 중독, 얼마나 심하길래… ‘IT 강국의 명암’ 2010년 03월 29일(월)
작성일 2010년 03월 31일, 관리자 조회수 2,890회
이달 초 국내외 언론에는 ‘겜에 빠져 딸아이 굶겨 죽인 부모’라는 자극적인 기사가 실렸다. 3개월 된 영아가 영양결핍으로 인해 사망했는데 그 부모는 하루에 12시간을 PC방에서 인테넷 겜 속 캐릭터에만 신경을 썼다는 것이다. 이른바 ‘겜 중독’이다.

각계에서는 인륜이 바닥에 떨어졌다며 탄식의 글이 이어졌고, 네티즌들은 무관심 속에 죽어간 아이의 명복을 빌었다. 사건 당일 부모가 빠져 있었다는 ‘프리우스 온라인’의 제작사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 컴퓨터 겜의 병폐를 지적하는 전문가의 의견도 연일 게재됐다.

“겜이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문제의 겜을 접해본 유저들은 “실제 딸을 내팽개칠 만큼 중독성이 심하지는 않다”고 평한다. 겜자체보다는 인테넷 접속을 끊을 수 없는 의지력 부족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TV 프로그램을 통해 문제의 부모를 인터뷰한 표창원 교수(경찰대 범죄심리학과)는 “가난 속에서 결혼해 미숙아를 낳았다가 제대로 양육하지 못하자 심리적인 도피처로 온라인 겜을 선택했다”며, 아이를 키우기가 힘든 사회적 현실부터가 문제라 분석하기도 했다.

신경정신과에서는 이렇듯 온라인 가상세계에 빠져들어 사회성을 상실하는 증상을 ‘인테넷 중독(Internet Addiction)’라 진단한다. 이렇듯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전한 인테넷 중독, 그 원인은 무엇이며 어떠한 해결책이 있을까? BBC와 CNN 등 외신들이 한국의 인테넷 중독에 대한 기사를 연이어 게재해 화제다.

가혹한 경쟁사회가 인테넷 중독자들 양산해

CNN은 아시아 인테넷판 톱기사로 “중독에 가까운 한국인들을 인테넷 세상에서 떼어놓는 방법(Virtually addicted: Weaning Koreans off their wired world)”을 내보냈다.

전체 가정의 90%에 초고속 통신망이 깔려 있고 2만5천여 개의 겜방에 ‘겜 전용 공간’이 마련되어 1시간에 1천5백원이면 얼마든지 온라인겜을 즐길 수 있는 한국. 그러나 ‘IT 강국’이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는 경쟁사회에서 뒤쳐진 사람들이 온라인겜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정범석(23) 씨는 ‘스타크래프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온라인겜을 하루 2~3시간씩 일주일에 3번 정도 즐긴다. 지금은 취미 수준으로 즐기지만, 고등학교 시절은 ‘중독’이라 부를 만큼 겜에 매달렸다. 부모님이 잠든 틈을 타 매일밤 7~8시간씩 온라인겜을 하느라 학교 수업시간에는 졸기 일쑤였다.

정부에서는 온라인 중독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2백만명 이상이라고 추산한다. 인테넷 중독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 것은 10년이 넘는다. 게다가 연령과 성별 구분 없이 피해자가 늘고 있다.

이동훈 교수(부산대 교육학과)는 “취학아동뿐만 아니라 직장인들도 인테넷 중독에 시달린다”며, “사회적 환경과도 연관되어 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인테넷 중독이 단순히 심리적인 이유로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CNN은 끝없는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중독의 원인을 찾았다. 학교에서는 ‘시험 성적을 잘 받아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며 압박을 받고, OECD가 추산한 직장인들의 노동시간은 세계 최고 수준인 연간 2천256시간에 달한다.

이동훈 교수는 “한국은 역동적인 나라이면서 심한 경쟁으로 인해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국가”라고 지적하며, “삭막한 사회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은 대부분 인테넷 중독에 빠지게 된다”고 실상을 밝혔다.

교육을 통해 올바른 겜 습관 가르쳐야

이에 정부는 지난 15일 ‘아이액션(i-ACTION) 2012’라는 법안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ACTION은 △예방교육(Attention) △상담·치료(Counseling) △전문인력(Tutoring) △법제도 개선(Institution) △정책효과성 제고(Outcome) △민·관 협력 강화(Network)의 줄임말이다.

또한 전문 상담사 4000명을 양성해 맞춤형 상담과 예방교육을 펼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지는 셧다운(shut-down) 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하기로 했다. 겜을 오랫동안 실행시키면 캐릭터의 동작이 느려져 재미를 반감시키는 ‘인테넷 겜 피로도 시스템(fatigue system)’도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강압적인 방법으로는 중독 현상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겜계의 의견이다. 국내 최대의 겜개발사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는 “지친 현대인들에게 에너지를 불어넣는 것이 겜”이라며,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는 겜 이용 자체를 막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교육을 통해 올바른 겜 습관을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겜정보사이트 디스이즈겜의 사이먼 임(Simon Lim) 대표는 “한약의 원리를 배울 필요가 있다”며, “질병 자체를 공격하기보다 신체의 저항력을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인테넷 없이는 살 수 없는 한국 사람들

BBC도 한국의 인테넷 상황을 심층적으로 보도했다. “한국 사람들이 인테넷 없이 살 수 있을까?(Can South Koreans survive without the web?)”이라는 기사를 통해 특이한 실험을 소개했다.

인테넷 보급률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사람들이 1주일 동안 인테넷 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지 서울 극동강변 아파트의 두 가정을 대상으로 직접 실험해 보았다는 것이다. 실험대상을 물색하는 일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대다수 주민들이 온라인을 이용해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인테넷에서 자료를 찾아 숙제를 작성하고, 부녀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공유한다.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이라면 인테넷 없는 생활은 감히 시도해볼 수도 없다.

용감하게 지원한 가족이 있었지만 인테넷과 단절된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주부 염정아 씨는 인테넷 모뎀을 치운 직후부터 발걸음이 바빠졌다. 온라인 쇼핑을 하지 못하니 직접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사야 했고, 학부모들과의 모임 공지도 이메일이나 블로그가 아닌 전화로 일일이 알려야 했다.

좋은 점도 있었다. 놀거리가 없어진 아이들이 거실로 나와 피아노를 치고 보드겜을 즐겼다. 가족들끼리 보내는 시간도 늘었다. 인테넷 겜을 하지 못하니 일찍 자게 되고 덩달아 아침 기상시간도 앞당겨졌다. 식구들이 얼굴을 맞대고 식사를 하게 된 것이다.

오전에 2~3시간씩 인테넷 서핑을 즐겼던 염정아 주부는 이웃들과 차를 마시며 친목을 다질 기회를 얻게 됐다. “앞으로도 이웃들과의 모임을 정기적으로 가지겠다”고 밝힐 정도로 생활에 활력이 생겼다.

일주일이 지나고 모뎀이 다시 설치되자, 가족들의 얼굴이 밝아졌다. “인테넷이 없으니 가족들과의 대화가 늘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러나 염정아 주부는 “인테넷이 없는 생활은 전기가 끊긴 상태로 사는 것과 같다”며, “다시 1주일 동안 인테넷 없이 살라면 노 쌩큐(No thank you)”라고 대답했다.

온라인 생활은 이미 하나의 문화이자 현실의 일부가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몸에서 ‘인테넷’이라는 병균만 떼어낸다면 모든 병이 완치될 거라는 생각은 ‘전등을 끄지 않고 그림자만 없애겠다’는 희망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임동욱 기자 | duim@kofac.or.kr
저작권자 2010.03.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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