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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전 불감증’ 때문에 생긴 강화도 구제역
작성일 2010년 04월 26일, 관리자 조회수 2,511회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아… 익혀 먹으면 문제 없어 / 2010년 04월 26일(월)
지난 1월 7일, 포천군의 한 농가를 시작으로 구제역이 8년만에 국내에서 발생했다. 빠른 조치 덕분에 3월 23일 농림수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포천·연천 일대의 구제역 종식을 선언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달도 되지 않은 지난 8일 강화도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사흘만에 감염지가 5개 농장으로 늘어났고, 인근 농가의 가축 3만마리 이상이 살처분되었다.
게다가 20일에는 인근 김포지역에서도 발생했다. 소와 사슴 등 우제류 가축 194마리가 살처분되었다.

그런데 김포의 구제역 발생지는 강화도의 해당 농가에서 5.3km나 떨어져 있다. 구제역이 발생하면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기 위해 반경 3km 이내를 ‘위험지역’으로 선포하는데, 그 범위를 뛰어넘어 반경 10km의 ‘경계지역’에 감염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강화와 김포, 서울을 연결하는 주요도로에 방역체계를 가동시켰다.
그런데도 22일에는 김포로부터 직선거리로 130km나 떨어진 충북 충주의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정부는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시켰다. “정부와 지자체의 방역·검역체계에 구멍이 뚤렸다”며 대응능력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구제역 위험국 자유롭게 드나들어

강화도에서 발생한 구제역의 원인은 무엇일까. 국립 수의과학검역원은 ‘해외여행’을 지목했다.
강화지역 농장주 600여 명의 출입국 기록을 점검한 결과, 25명의 농장주들이 최근 중국, 태국, 베트남 등 구제역 발생국가에 27차례나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강화도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O형 혈청에 의한 것인데, 이들 국가의 원인 바이러스와 동일하다. 참고로 포천의 구제역은 A형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했고, 이외에도 C형, Asia-1, SAT-1, SAT-2, SAT-3 등 총 7종이 있다.

지난 포천 구제역 발생 이후 농식품부는 네덜란드와 덴마크의 제도를 벤치마킹한 ‘축산업자 면허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질병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농장주와 외국인 근로자는 입국 후 72시간이 지나야 축산농장에 출입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공언했다.

그러나 강화도의 농장주들이 수십 차례나 위험국가에 다녀왔음에도, 당국은 별다른 검역과 방역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안전에 대한 불감증이 질병의 확산을 키운 셈이다.

사람의 이동과 돼지의 감염이 변수

구제역에 있어 가장 조심해야 할 사항은 ‘사람의 이동’과 ‘돼지의 감염’을 막는 것이다.
김포와 충주의 구제역 발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거리로 볼 때 ‘사람’이 원인인 것만은 확실하다. 특히나 사료, 의약품, 인공수정용 정자 등 가축 관련품을 운반하는 농축산 관계자들과 차량에 대한 검역과 방역이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돼지가 구제역에 걸리면 소의 경우보다 바이러스 전파력이 3천배에 달해 통제하기 어렵다. 다행히 현재까지 의심사례가 신고된 김포와 충주 농가의 돼지는 바이러스를 보유하지 않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래도 안심할 수는 없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길게는 2주일 정도의 잠복기를 가지기 때문이다.

구제역 걸려도 익혀 먹으면 안전해

구제역(口蹄疫, foot and mouth disease)은 입(口, mouth)과 발굽(蹄, foot)에 증상이 나타나는 전염병(疫, disease)이란 뜻이다. 발굽이 2개로 갈라진 가축의 입과 발굽 주변에 물집이 생긴 후 5∼55%가 사망하는 제1종 바이러스성 법정전염병이다.

구제역에 걸린 가축은 고열에 시달리고 사료를 잘 먹지 못하며 거품 섞인 침을 흘린다. 또한 발굽에 수포가 생기고 통증으로 인해 잘 일어서지 못한다.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일정 반경 이내의 우제류 가축을 모두 살처분해야만 한다.

소와 돼지 이외에도 양, 염소, 멧돼지, 사슴, 고라니, 노루 등 발굽이 2개로 갈라진 우제류(偶蹄類, 偶는 ‘짝수’)가 구제역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때문에 국내 한우 암소의 임신을 담당하는 씨수소 205마리를 보유한 충남 서산의 한우개량사업소를 비롯해, 각 지역의 동물원도 구제역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구제역은 가축 전염병이기 때문에 사람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지는 않는다. 감염된 고기라도 조리 과정 중 50℃ 이상의 열을 통해 대부분 파괴되며, 행여 직접 먹게 되어도 위액으로 모두 소멸되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

실제로 구제역 발생 소식이 언론을 장식했지만, 대부분의 식당에는 쇠고기와 돼지고기 요리 주문이 줄어들지 않았다. 익혀 먹으면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반면에 생고기를 파는 일부 정육점의 매출은 구제역 발생 전보다 줄어들기도 했다.

구제역으로 인한 피해액은 적지 않다. 감염 가축 살처분으로 인한 금전적인 피해만 올해로 600억원이 넘었으며, 먹거리에 대한 우려와 불신이 커지는 사회적인 피해도 크다.

원인이 될 만한 요소를 평소 신경 써 관리한다면 구제역의 발생과 확산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 2002년 충북 진천지역에서의 발병 이후 8년 동안 ‘구제역 통제역’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안전 불감증’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노력한 덕분이었다.

임동욱 기자 | duim@kofac.or.kr
저작권자 2010.04.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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