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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악취 만드는 부패… 잘 쓰면 에너지 - 조재형
작성일 2010년 07월 08일, 관리자 조회수 2,136회
습기가 많아 끈적끈적하고 찌는 듯한 더위가 이어지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다. 작은 충돌에도 불쾌지수가 높아 쉽게 화가 나는 요즘, 우릴 짜증나게 하는 것이 또 하나 있다. 살림을 맡아 하는 사람이나 자취를 하는 사람들에겐 더욱 큰 적이 되는 것. 바로 ‘부패’이다.

특히 여름철에 더욱 심해지는 부패는 우리에게 많은 피해를 준다. 맛있는 음식을 해 뒀더니 잠시 집을 비운 사이 금방 상해 버리기도 하고, 음식물 쓰레기통 옆을 지날 때면 심한 악취가 나기도 한다.

부패한 음식을 잘못 먹으면 식중독을 비롯한 질병에 걸릴 수 있고, 심한 경우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다. 먹지 않는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부패에 의해 나오는 유독 가스에 질식해 사망한 사례도 있다.

높은 온도와 습기가 부패를 가속화 시켜

부패란 유기물이 미생물의 작용에 의해 악취를 내며 분해되는 현상이다. 세균은 물질대사법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호기성균과 혐기성균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호기성균은 산소를 좋아한다는 뜻이고 혐기성균은 산소를 싫어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세균들도 살아가기 위해선 호흡과정을 거쳐 에너지를 획득해야 한다. 이 때 호기성 세균은 산소를 이용해 영양소들을 분해하게 되고 산화과정을 통해 부산물로 이산화탄소와 물을 배출하게 된다. 이산화탄소와 물은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분해과정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혐기성 세균은 다르다.

혐기성 세균은 영양소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산소 대신 황이온이나 질산, 암모니아 등을 이용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호기성세균과는 다르게 최종 산물로 각종 아민이나 황화수소와 같은 악취가 나는 유독 가스들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주로 혐기성 세균에 의해 유기물이 악취를 내며 분해하는 현상을 부패라고 한다.

황화수소의 경우는 달걀 썩는 냄새가 나는 유독성 기체로 500ppm 이상이면 위험하고, 1000ppm 이상이 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실제 하수도 처리장에서 이런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지는 인부들의 사례가 종종 있다.

또한 부패한 음식을 먹을 경우, 부패를 진행시키고 있는 많은 미생물, 즉 병원균이나 세균들이 생산한 독성 물질들이 장기를 자극해 식중독이나 장염에 걸릴 수 있다. 구토, 설사, 복통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것이 여름철 걸리기 쉬운 식중독이다.

이런 부패가 여름에 유독 잘 일어나는 이유는 온도와 수분이다.

세균은 발육 온도에 따라 저온균, 중온균, 고온균 세 가지로 분류 할 수 있다. 이 중에서 대부분의 세균과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이 중온균에 속하는데, 중온균은 25~40℃가 최적의 발육 온도이다. 여기에 여름엔 습기가 많아 세균에게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여름철이 되면 음식물들이 금방 부패되는 것이다.
이처럼 부패는 더위와 함께 여름이 오면 맞서야할 최대의 적이다.

부패, 없어서는 안 될 지구의 일부

하지만 부패라는 것이 우리에게 해를 주는 것만은 아니다. 부패는 복잡한 유기화합물을 무기화합물로 분해하는 과정이며, 이는 물질 순환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만약 물질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가 한번 섭취한 물질은 다시 자연계로 돌아가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생물 환경은 점점 척박해져 모든 생물이 멸종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물질의 순환에서 부패를 일으키는 미생물들은 분해자의 역할을 한다. 식물을 먹고 사는 초식동물과 그것을 먹고 사는 육식 동물의 섭취와 배설로 인한 물질, 또는 생물체의 유해 같은 것들을 미생물이 분해하게 된다. 이런 부패의 과정을 통해 유기물을 무기물로 변화시켜 다시 자연계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한다. 이 무기물을 녹색 식물과 같은 생산자가 광합성을 하며 유기물로 변환시키고 이는 다시금 소비자인 동물들에 의해 사용된다.

이처럼 분해자는 물질순환에서 최종 단계에 다다른 것들을 다시금 무기물로 환원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부패를 통해서 에너지를 얻을 수도 있다.

부패로 인해 나오는 가스를 연료로… 바이오 메탄

세균들 중에는 부패 시 메탄가스를 내놓는 것들이 있는데, 이것들을 특별히 메테인(methane) 세균이라고 부른다. 메타노박테리아과의 메타노박테리움속(Methanobacterium)·메타노사르시나속(Methanosarcina)·메타노코쿠스속(Methanococcus) 이 대표적인 메테인 세균으로 이들로 인해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사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와 함께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도 있다. 하지만 메탄가스는 매장량에 한계가 있는 석유나 석탄의 대체 에너지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에너지 측면에서 각광받는 존재이기도 한다. 천연가스(LNG)의 주성분도 메탄가스이다.

메테인 세균들에게서 메탄을 얻어내 연료로 사용하게 되면 연료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게다가 석유나 석탄의 대체 에너지로 이용되며, 저탄소연료이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크게 줄여 지구 온난화 방지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것을 이용한 것이 바로 새로운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바이오 에너지이다. 미생물이 유기물을 부패시켜 발생하는 메탄을 ‘바이오 메탄’으로 만들어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쓰레기 매립지나 하수처리시설 등에서 부패로 인해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수집해 연료로 사용하는 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강원도는 원주시에 올해 12월 바이오 메탄 연료화 시설 공사를 시작해 2012년 11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완료 시 시설에서는 연간 300만m3 에 달하는 바이오메탄을 생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쁜 것은 피하고, 좋은 점만 이용하는 창의적 생각

이렇게 부패는 우리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며, 지구에 없어서는 안 될 생태계 순환을 이루는 중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부분에 대해선 미리 알고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부패에 의한 가장 큰 피해인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들엔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음식물은 덜어먹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물에 침이 닿게 되면 침 안의 아밀라아제라는 소화효소가 당을 분해시키면서 미생물들의 활동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세균은 고온에서 대부분 죽기 때문에 음식물을 꼭 잘 익혀 먹는 것이 좋고 남은 음식은 냉동 또는 냉장 보관해 부패를 방지해야 한다. 음식을 만들 때도 먹을 만큼만 만들어 오래 보관하는 일이 없게 하는 것이 좋다.

나쁜 점은 피하고, 좋은 점을 골라 이용하는 창의적인 생각들이 더욱 윤택한 삶을 만들어주고 있다.

조재형 객원기자 | alphard15@nate.com
저작권자 2010.07.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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