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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환경도 경제도 만족시키는 제품 찾아라
작성일 2010년 09월 07일, 관리자 조회수 1,808회
지속가능성과 이윤 사이에서 고민하는 기업들 - 2010년 06월 22일(화)

지구와 인류의 현안 환경 보호를 외치는 소비자들의 입김이 거세다. 독성 소재를 사용해 환경을 해치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소비자에게 외면받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윤을 남겨야 하는 기업의 속성 때문에 생산방식을 선뜻 바꾸기도 어렵다.

뉴욕타임즈(NYT)는 지난 11일 ‘환경과 경제 모두에 친화적인 제품들(Products That Are Earth-and-Profit Friendly)’이라는 기사를 통해, 환경과 경제 간의 적정점을 찾아야 하는 기업의 고민을 조명했다.

폐 플라스틱 병으로 만든 축구 유니폼

2010 월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기 위해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들이 남아공에 모였다. 선수당 몸값은 천문학적 액수에 달하지만, 경기 유니폼의 재료비는 공짜에 가깝다. 폐 플라스틱병으로 만든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참가하기 때문이다.

나이키(Nike)는 일본과 대만의 쓰레기 집하장에서 1천300만개에 달하는 폐 플라스틱 병을 수거해 한국, 미국, 브라질, 포르투갈, 네덜란드, 오스트레일리아 등 9개국 대표팀의 유니폼을 제작했다. 나이키 측은 “한 벌당 8개의 플라스틱 병이 사용되었다”고 밝혔다.

나이키는 이로써 ‘환경을 소중히 여기는 기업’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특정 제품만을 전면에 내세우는 일종의 눈속임이라는 비난도 있지만, 제품 디자인에 지속가능성이나 환경보호 개념을 적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폐품을 재료로 사용하는 재활용 소재나 자연분해가 가능한 생분해 소재를 사용하는 예도 많아졌다.

친환경 소재를 채택하는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가구, 카페트, 의류, 세제, 샴푸 등 많은 기업들이 동참하고 있으며, 나이키나 허먼 밀러(Herman Miller) 가구 등 고가품에서부터 월마트(Wal-Mart)의 소매점에 이르기까지 가격대도 다양하다.

친환경 생산이 비용 절감에도 도움돼

세계적인 리서치·컨설팅 회사인 PSB(Penn, Schoen & Berland Associates)가 1천명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미국의 소비자들이 ‘지속가능한(sustainable)’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한 양은 2008년 한 해에만 2배가 늘어 약 5천억 달러에 달했다.

이러한 소비자의 움직임이 기업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 천연소재로 만들어 쓰레기장을 채울 일 없이 100퍼센트 재사용, 재활용, 생분해가 가능한 제품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환경에 해가 되지 않는 제품은 비싸다’는 선입견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고무, 플라스틱 등의 부산물을 재사용하고 쓰레기를 줄이거나 재활용함으로써 가격도 절감하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연간 수백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는 묘안이다.

베스 레스터(Beth Lester) PSB 부사장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의무적인 책임’의 성격이 강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비용 절감 효과가 커져 ‘자발적인 참여’로 발전했다”고 밝혔다.

월마트가 그 예다. 월마트는 지난해 수익 중 1억달러 이상을 들여 미국 내 4천300개 매장의 포장용 박스를 재활용 골판지로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마냥 손해를 보는 일은 아니다. 쓰레기장으로 운송하는 비용도 절감하고, 골판지 박스를 재활용업자들에게 판매해 수익을 챙긴다. 폐 폴리스티렌으로 액자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하고, 기저귀 생산에서 생겨난 플라스틱 부산물을 매장 건설자재로 재활용한다.

매트 키슬러(Matt Kistler) 월마트 지속가능성 부사장은 “수지가 맞지 않았다면 실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라 털어놓았다. 매덕 더글러스(Maddock Douglas) 컨설팅 회사의 마크 스토이버(Marc Stoiber) 부사장은 “경제학에 따른 결과”라며 “덩치 큰 기업들은 효율성이 있어야만 녹색 정책을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요람에서 무덤’이 아닌 ‘요람에서 요람으로’

나이키는 1993년에 처음으로 ‘지속가능성’ 사업에 발을 들였다. 낡은 신발을 분쇄해서 스포츠 시설의 바닥처리 업자들에게 원료로 제공한 것이다. 나이키의 최종 목표는 생태계와 생물종에 해로운 독성 소재를 줄이거나 완전히 없애는 것이다.

지난 4년간 나이키는 ‘나이키 컨시더드(Nike Considered)’라는 이름의 지속가능 디자인팀을 운영하며, 독성이 덜한 고무를 사용하거나 낡은 신발의 지퍼와 끈을 재활용해서 운동복과 스포츠화를 제작해왔다. 신발 바닥에 쓰이던 독성 접착제 솔벤트(solvent)의 사용을 줄이기도 했다.

로리 보걸(Lorrie Vogel) 지속가능 디자인팀장은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친환경 신발 몇 개를 만드는 정도가 아니라 제품 생산방식 자체를 바꾸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제품의 소재와 생산방식을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환경 전문 컨설턴트의 일정도 바빠졌다. 2002년 출간된 ‘요람에서 요람으로(Cradle to Cradle)’의 공동저자인 건축가 윌리엄 맥도너(Willam McDonough)가 대표적이다.

맥도너는 화학자 미하엘 브라운가르트와 공동으로 저서를 펴내 “공해를 유발하는 기존의 생산방식은 인간을 ‘요람에서 무덤으로’ 보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제는 ‘쓰레기도 식량’이라는 인식을 토대로 새로운 재활용 생산을 이끌어내는 ‘요람에서 요람으로’라는 개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독성 △재생에너지 △물 관리 △지속가능성 등의 영역에서 기업들의 정책을 평가하는 컨설팅 업체를 운영 중이다. 변화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회사에게는 인증서도 수여한다. 나이키, 허먼 밀러를 비롯해 세계 최대의 카페트 생산업체인 쇼(Shaw)도 맥도너의 고객이다.

쇼는 지난 3년간 3억 파운드의 중고 카페트를 모아서 그 중 85퍼센트를 재사용했다. 허먼 밀러는 현재 ‘요람에서 요람으로’ 개념에 합당한 제품이 수익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100퍼센트가 목표”라고 밝혔다.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기업의 방향 달라져

그러나 모든 기업들이 두 팔을 벌려 환경 친화적 생산방식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맥도너는 “독성이 있는 제품을 원하는 CEO는 없겠지만, 기업은 효율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실적이나 제품 디자인에 손해가 된다면 주저할 수밖에 없다.

세제를 생산하는 메소드(Method)는 암모니아, 표백제, 프탈레이트 등의 유독성 화학제품의 사용을 중단했지만 플라스틱 용기까지 버리지는 못했다. 경영신문 맥킨지 계간지(McKinsey Quarterly)가 최근 “제품에 쓰이는 플라스틱 성분을 정도 이하로 줄이면 그만큼 매력도 줄어든다”는 보고서를 펴냈기 때문이다.

등산용품 전문점인 파타고니아(Patagonia)는 의류의 75퍼센트를 재활용 소재를 이용해 생산하면서도 염색제만큼은 친환경적이지 못하다. 독성이 없으면서도 색깔이 오래 가는 염색제가 드물기 때문이다.

진 랩(Jean Rapp) 대변인은 “대부분의 친환경 염색제는 3번만 빨아도 색깔이 바랜다”며, “20년간 색깔을 유지하는 옷이 5개월만에 색이 바래는 옷보다 더 친환경적이지 않냐”고 반문한다.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외치는 소비자의 요구에 모든 기업이 순순히 반응하는 것도 마냥 환영할 일은 아니다. 일반 제품들은 그대로 두면서 친환경 제품들만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를 해치는 기업들을 조사·평가하는 비영리단체 ‘기후를 생각하는 모임(Climate Counts)’의 우드 터너(Wood Turner) 소장은 “대부분의 기업들은 ‘요람에서 요람으로’ 개념이 중요하다고 동의하면서도 모든 제품군에 적용시키는 건 싫어한다”고 지적하며, 선뜻 결론 내리기 어려운 질문으로 되물었다.

“기업들은 정말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까요? 아니면 그저 녹색을 빙자한 눈속임인 걸까요?”

대답은 소비자들의 행동에 달려 있다. 자본주의에서 자라난 기업들은 소비자의 ‘구매력과 선호도’를 비료 삼아 커가기 때문이다. 기업의 방향을 바꾸는 것은 소비자들의 몫이다.

임동욱 기자 | duim@kofac.or.kr
저작권자 2010.06.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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