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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간이 그리는 무늬
작성일 2013년 08월 12일, 관리자 조회수 1,130회
문(文)이란 원래 무늬란 뜻이다. 따라서 인문(人文)이란, 인간의 무늬를 말한다. ‘인간의 결’ 또는 ‘인간의 동선’이라 부를 수도 있다. 곧 인문학이란,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인문학을 배우는 목적도 여기에 있다. 인간이 그리는 무늬의 정체와 인간의 동선을 알기 위함이다. 철학자 최진석 서강대 교수에 따르면, 인문학은 고매한 이론이나 고급한 교양을 쌓기 위함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도구이다.

흔히들 우리는 “봄이 왔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정말 ‘봄’이 존재할까? ‘봄’은 실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냥 개념일 뿐이다. 땅이 부드러워지고, 새싹이 돋고, 잎이 펼쳐지고, 처녀들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건들이 벌어지는 그쯤 어딘가에 그냥 두루뭉술하게 ‘봄’이라는 이름표를 붙인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봄이 왔다!”라는 말은 진정한 의미에서 감탄의 언사가 될 수 없다. 익숙한 개념을 그저 답습하여 대충 말해 놓고, 무슨 큰 느낌이나 받은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다. 사실은 자기기만이다.

진정으로 봄을 느끼는 사람은 “봄이 왔다!”라고 대충 말하지 않는다. ‘봄’이라는 개념을 무책임하게 내뱉지 않는다. 대신 바투 다가선 봄을 느낄 수 있는 구체적 사건들을 접촉한다. 얼음이 풀리는 현장으로 달려가 손을 대보고, 새싹이 돋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땅의 온기를 살갗이나 코로 직접 느낀다. 자신이 직접 참여하는 자기 자신만의 고유한 사건으로 ‘봄’을 맞이한다. 존재하는 것은 개념이 아니라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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