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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취 감춘 전통 한우들 다시 부활한다
작성일 2011년 08월 02일, 관리자 조회수 1,906회
칡소, 흑우에 이어 백색 한우 탄생
2011년 08월 02일(화)
 
“송아지 송아지 얼룩송아지 엄마 소도 얼룩소 엄마 닮았네.” 박목월 시인이 1930년대 노랫말을 쓴 동요 ‘얼룩송아지’의 한 구절이다. 얼룩소는 1927년에 발표된 정지용 시인의 ‘향수’에도 등장한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1950년대에 그려진 이중섭의 작품 중에도 줄무늬 있는 얼룩소가 등장한다. 그런데 점박이 무늬가 있는 홀스타인 젖소가 우리나라에 보급된 것은 1960년대 이후였다. 위의 작품들에 등장하는 얼룩소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서기 357년에 만들어진 고구려 안악3호분의 고분벽화에 숨어 있다. 거기에는 얼룩소와 누렁소, 검정소가 마구간에서 먹이를 먹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 얼룩소는 바로 우리나라 토종 한우인 칡소이다.
 
갈색 바탕에 검은 줄무늬가 있는 칡소는 코 부분에 하얀 테가 있고 이마에는 황색 털이 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몸에 칡덩굴 같은 무늬가 있다고 해서 칡소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그 줄무늬 모양이 호랑이와 비슷하다고 해서 ‘호반우(虎斑牛)’라고 불리기도 한다.
 
칡소는 성질이 순해 농사에 유용했으며, 육질이 부드러워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을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칡소 외에도 특이한 모색(毛色)을 지닌 토종 한우들이 많았다.
 
고려 때만 해도 황우 외에 흑우, 청우, 백우 등 9종 정도의 전통 한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또 1399년에 발간된 조선시대의 ‘우마의방(牛馬醫方)’이란 수의학서에도 흰색과 검은색, 갈색, 적갈색, 황색, 청색 등 다양한 모색과 무늬를 지닌 한우들이 등장한다.
 
1912년 경상도 지역 축우 현황 보고서에 의하면 황소 이외의 품종이 2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150만 두 이상의 한우가 반출돼
 
그럼 이처럼 다양했던 한우가 다 어디로 숨어버린 것일까. 일제는 강점기 때인 1938년에 제정한 심사표준에서 ‘조선 소의 모색은 황색으로 하고, 일본 소의 모색은 흑색으로 한다’는 지침을 시행했다.
 
또 조선총독부 기록에 의하면 1910년부터 1945년까지 150만 두 이상의 한우가 일본과 중국, 러시아 등지로 반출됐다. 전쟁 물자와 일본의 재래종인 와규[和牛]를 개량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한우개량사업 때도 일제 때 만들어진 기준을 이어받아 누런 소를 한우로 통일했다. 그 당시 재래종인 칡소와 흑우 등은 한우로 등록되지 않아 급속히 도태되었다. 하지만 최근 한우의 혈통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이어지면서 자취를 감춘 전통 한우들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지난 7월 초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유전자원시험장에서 백색 한우 1두가 태어났다. 농촌진흥청은 한우 모색의 분자유전학적 연구를 통해 백색 한우는 TYR 유전자 변이임을 밝혀내어 2010년도 교육과학기술부가 선정한 국가연구개발 우수 연구 100대 성과에 선정된 바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백색 한우는 모색이 흰색인 샤로레 등과 같은 외래 품종에서 나타나는 흰색 유전자가 아니라 우리 고유의 품종인 황색 한우의 변이라고 밝혀져, 같은 흰색 계통이라도 외래품종과 분명히 구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태어난 백색 한우는 모색 관련 유전자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유전자원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과거 우리 한반도에서 사육됐던 백우의 복원이라는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 백색 한우는 사람의 백색증과 같은 모색 관련 희귀 형질을 보유하고 있으며 모색의 유전 능력을 고려해 볼 때, 질병과 관련된 유전형질로 질환 모델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자원으로 이용될 수 있다.
 
농촌진흥청 가축유전자원시험장 양보석 장장은 “희소 한우의 모색 연구에 있어서 백색 한우 유전자원은 미래의 한우 모색 연구에 중요할 뿐만 아니라 개체 증식을 통한 육질 등 특성평가를 통해 한우 유전자원의 다양성 확보에 소중한 국가 유전자원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앞으로 체세포 복제 등 생명공학 기법을 접목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제주흑우 3만 마리로 늘린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지난 7월 28일 제주시 난지축산시험장에서 제주흑우에 대한 육질평가회를 개최했다. 재래 한우 품종인 제주흑우는 몸에 유익한 지방산 성분이 일반 한우보다 많고 마블링이 뛰어나 각광 받고 있다.
 
난지축산시험장 개장 55주년 기념행사와 아울러 개최된 육질평가회에서는 30명의 관능검사요원이 선정돼 제주흑우 실용축 고기에 대한 육질을 평가하고 시식회가 열렸다. 제주흑우 실용축이란 순수 제주흑우를 사용해 제주흑우 또는 일반 한우에서 생산된 소를 말한다.
 
이 행사는 제주흑우의 상품성 제고, 지역 특산품으로의 자리매김, 그리고 제주흑우 고기의 옛 명성을 찾는 데 크게 이바지함과 동시에 미래가 보장되는 제주흑우 산업의 활성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흑우 같은 재래 한우종의 유전자원은 최근의 FTA 협정에 따른 쇠고기 수입개방 대응 등으로 그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국립축산과학원은 2008년부터 줄기세포 연구 권위자인 박세필 제주대 교수와 함께 제주흑우 대량 증산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난자 재활용, 암소 선별 증식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2017년까지 제주흑우를 3만 마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앞으로 제주흑우 및 실용화축군의 도축, 유통 및 소비 단계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데 필요한 생산이력시스템의 구축을 위해 제주흑우의 친자감별 및 개체식별시스템도 개발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도 전통 한우 증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북 울릉도는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혈통 보존에 유리하고 목초지가 풍부하다는 강점을 내세워 ‘칡소 특화단지’를 표방하고 나섰다.
 
강원도에서도 본격적인 칡소 혈통 복원사업에 나섰으며, 충청북도는 인공수정 및 수정란 이식으로 칡소와 흑소의 마릿수를 늘리고 있다.
 
가축유전자원시험장에서 한우의 유전물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우 모계는 25종 이상으로 분류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1.08.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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